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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의 시민READ 2024. 4. 30. 15:49
먹고 사는 생계 혹은 생존의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요즘. 아래의 내용이 너무 이상적으로 들린다면(그런 면이 없진 않지만), 그것은 그만큼 우리의 현실이 위기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 저자는 서양, 특히 미국 사회를 염두로 쓴 글이지만... 출처: 마틴 울프(Martin Wolf)의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The Crisis of Democratic Capitalism, 2023 / 한국어 번역판 2024) 결론 부분의 몇 단락.==================================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쇄신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아이디어인 시민성을 바탕으로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우리는 소비자, 노동자, 사업주, 예금자, 투자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안된다. 시민으로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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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현재, 미래READ 2023. 5. 7. 22:50
소위 보편적 가치라는 표현은 그 어느 때든 조심스럽게 써야 했음. 역사적으로 힘 있는 자들에게 보편적인 것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특정적인 경우가 많았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인 가치가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님.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면, 현재와 미래가 없다는 것이 한 예. 이러한 시각을 T. S. Eliot은 Four Quartets 중 "Little Gidding"에서 피력함 원숙한 시기에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지만, 30대에 그가 The Waste Land에서 고전의 조각들로 보여준 역사의식의 흔적을 볼 수 있음. 그중 한 대목. What we call the beginning is often the end And to make and end is to make a beg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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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맥을 무시한 해석READ 2023. 3. 23. 09:01
영화 도망자(The Fugitive, 1993)는 1960년대 약 5년에 걸쳐 방영된 같은 제목의 텔레비전 시리즈(1963-7)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아내 헬렌 킴블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의사 리처드 킴블이 진범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원작을 몰라도 이 영화 한 편으로 전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의 완성도가 높다. 범죄 영화로서 이 작품이 갖는 중요성을 차치하고 뜻밖에 이 영화는 문맥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해석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시카고 경찰은 집에 혼자 있던 헬렌이 총에 맞아 살해된 사건을 수사하면서 처음부터 리처드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그 틀에 맞춰서 결론을 내린다. 즉, 집에 강제 침입 증거가 없고, 바닥에 있던 총, 총알, 집안 구석구석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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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펄로에서 생긴 일READ 2022. 5. 16. 22:21
버펄로에서 산 적은 없지만 약 70 몇 마일 떨어진 로체스터라는 곳에서 몇 년 살았음. 그리고 당시 뉴욕주 북부(업스테이트 뉴욕)의 인종 문제에 대해 피상적으로나마 알게 되었음. 그때는 20세기 말. 20여 년이 넘은 지금, 버펄로에서 생긴 일을 보면, 역사와 사회가 그래도 나아지는 면이 있다는 내 믿음에 대해 자문하지 않을 수 없음. 백인우월주의에 경도되어 흑인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한 이는 18세 고등학생. 그보다 며칠 전에는 댈러스에서 다시 한번 한인 가게 총기 습격이 발생함. 이는 끊이지 않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증오 범죄의 연속선상에서 볼 수밖에 없음. 최근 몇 년 동안 두드러지게 확인되어 왔지만 미국에서든 한국에서든 혐오, 폭력, 차별 의식은 구세대의 것이 아님. 라는 변명 자체도 받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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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봄학기 1주 완료READ 2021. 3. 6. 20:14
어떤 면에서는 학기보다 바쁘게 1월과 2월을 보낸 후 정신없이 맞은 새 학기. 1. 그동안 종종 강의를 했었던 학관의 강의실들이 재공사 준비를 마친 모습(2월에 촬영). 첫 번째 사진의 공간은 구조가 희한해서(강의실 뒤편의 문을 열면 자그만 공간이 있을 듯), 늘 학생들에게 농담하곤 했고 두 번째 공간은 상대적으로 강의를 많이 했던 곳. 편안하고 좋은 기억도 있었고... 학생들에게도 수많은 세월 동안 사연이 많았을 공간들이 빈 채로 놓은 모습을 보니 묘한 감정이... 2. 나보다 연륜이 높으신 선생님들께서 책을 번역하신 경우는 여러 번 봤지만, 동료들이 공역을 해 번역서를(책소개 클릭) 출간한 경우는 처음. 현재 몇 chapters 읽는 중. 번역은 능력상 할 수 없을 듯... 번역하신 분들의 노고에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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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READ 2021. 1. 2. 11:03
세상의 민낯을 본 뒤에 무엇을 할까 원로 영문학자 백낙청 선생님의 글임. 개인적으로는 뵐 기회가 없었지만, 이 분의 글을 학부시절부터 조금씩이나마 읽어 온 듯.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통찰하심. 지적하신 문제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부분은 아래의 것. 경제관료들, 특히 예산권을 틀어쥔 관료들의 실상도 드러나는 중이다.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매우 양호한 축인데도 코로나 사태로 거의 사경에 처한 사람들 도와주자고 할 때마다 ‘재정건전성’을 들고나와서 한푼이라도 덜 주려고 한다. 케이(K)방역이 진단과 추적에서 모범적인 성과를 내면서도 국민들의 전폭적인 협조를 얻는 데 한계를 보이는 것도, 정부 관료가 서민을 ‘죽게 내버려두는’ 속마음으로 재난 극복에 임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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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대선READ 2020. 11. 8. 20:18
다른 나라 대선 맞는데, 그 영향이 태평양 건너까지 오는 대선이었음. 2000년 Gore-Bush 선거 이후로 이렇게 집중적으로 미국 대선을 본 적이 없었던 듯. 매우 타이트했고 긴장감 흘렀던 선거였음. 편을 떠나 표 흐름만 본다면 변화가 극적이고 흥미로웠음(물론 진 쪽에선 원통하겠지만). 야구로 치자면 이긴 쪽에서 거의 8회나 9회에 빅이닝을 만들어내어 역전한 셈. 몇 달간 미국 대선을 보면서 상식적이고, 과학적이며, 논리적인 가치도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을 (그리고 돈을) 꽤 들여야만 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실감함.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아이러니 같겠지만, 그만큼 잘못된 정보가 사람들의 마음에 너무 깊숙이 쉽게 들어가기 때문. 한 가지 추가로 흥미로웠던 점. 두 후보 포스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