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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터데이 YesterdayGO 2024. 8. 9. 22:31
신촌에서 학생이던 시절, 맥주를 마실 때면 정해진 곳이 있었음. 그중 한 곳을 학과 선생님 두 분께 소개해 드렸는데, 두 분 모두 돌과 목조로 이루어진 고전적인 실내 장식 분위기를 좋아하셔서 그곳에서 같이 술 마신 적이 적지 않았음(이곳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 기억나는 일화 하나. 학부 졸업생 때 한 번은 밤에 그곳에서 같은 과 친구와 술 마시다가 (나답지 않게) 간이 커져 위에 언급한 선생님 중 한 분의 연구실로 전화해 술자리로 초대한 적이 있음. 혼나는 걸 각오했지만 그 선생님께서 흔쾌히 오셔서 같이 술 마시고 술값도 내주신...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추억. 하지만 직장을 가진 후 나의 맥줏집은 오로지 한 곳, 예스터데이 Yesterday (클릭). 이곳도 90년대부터 드문드문 방문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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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isions are made by those who show upGO 2022. 3. 9. 11:09
2012년 12월 6일에 올렸던 포스트 재방송 ============================= 미국 드라마의 수준과 성격을 바꾸었다고 한때 극찬을 받았던 The West Wing의 첫번째 시즌의 마지막 에피소드: "What Kind of Day Has It Been." 마틴 쉰이 연기한 미국 대통령 바틀렛은 민주당 내에서 주류가 아닌 진보적 정치인. (하지만 대통령이 된 후 여러 이해관계로 인하여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다른 결정을 내리곤 함.) 그가 어느 대학 강당에서 대학생들과 토론 시간을 가지는 자리에서 (사진 참고), 젊은 세대가 정치인들에 대해 갖는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설문을 소개한 후 하는 말: Decisions are made by those who show up. 즉 기성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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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MT 2019GO 2019. 4. 6. 18:14
이 블로그에는 학과 MT 포스트가 2011년도부터 올라와 있음. 작년에는 후발대로 가서 늦게 도착해 사진이 없었음. 작년 MT는 4월 일정이었지만 눈이 와서 캠프파이어를 못했는데, 올해(2019.03.29-30)에는 성사됨. 아래 사진을 보니 2017년의 것과 유사. 결국 비슷한 일정, 비슷한 사진... 학생과 교수가 만나는 시간은 지극히 제한적. 그래서 MT에서 교수의 역할에 대해 참석한 선생님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고학년 학부생 세 명이 참여. 생각해보면 학과 MT는 1학년 대상이고 그 이상 학년을 위한 유사한 행사가 없음. 2010년도까지인가 대학원 MT도 있었지만, 지금은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임. 학생에게나 선생에게 대학 생활은 갈수록 바빠지고 있음. 혹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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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GO 2018. 11. 30. 01:00
너무 오래 전이지만 한국에서 학생일 때 국내외 학자의 특강은 거의 없거나 극소수였던 듯.그래서 유학 시절, 경황이 없는 날들을 보냈지만, 여건이 되는 대로 가능하면 특강에 참석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남.귀국 후 비케이를 하면서 나름 (특히 해외 학자들의) 특강을 유치했다고 생각했지만요즘은 학교 건물 지나다보면 특강은 특별한 행사가 아닐 정도로 정착된 듯.이제는 일상이 바빠서 같은 교정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에도 못 가는 호강 아닌 호강을 누릴 정도.대학원생들도 매주 정신이 없어서 의무 사항이 아니면 자진해서 특강을 찾아다니지 못할 듯.누군가는 청중 수와 범위로 행사의 가치를 가늠하려고 하겠지만예나 지금이나 학계 행사는 실은 양보다 질로 그 가치가 고려되어야 하고 효과도 꽤 시간이 걸리는 종류임. 21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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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대회 광고GO 2017. 11. 11. 22:30
학과에서 오랜만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국립 대만 대학교,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와 순차적으로 개최하는 프로젝트의 일환.국립 대만 대학교에서 이미 작년에 첫 대회가 열렸고 이번이 두 번째.이번에는 슬로베키아 Pavol Jozef Šafárik 대학, 일본 Mie 대학, 중국 푸단 대학교에서도 발표자로 참여할 예정.2007년에 글로벌 시대의 영문학 교육과 provincialism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었는데우연의 일치인지 무관하지 않은 주제로 다시 학술대회가 학교에서 열리는 셈.그때도 발표, 이번에도 발표 예정...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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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아저씨들GO 2016. 7. 15. 00:47
아주 오래 전 9월 하순 정도? 운전하면서 불이 훤히 켜진 잠실 야구장 주위를 지나가다불현듯 가봐야겠다 싶어 방향을 바꿔 입장한 적 있음. 이미 플레이오프 팀들이 결정된 후였고 그 경기도 거의 후반부. 아마도 7회말이거나 8회초?관중이 적진 않았지만 긴장감을 찾아보기 힘든 여유로운 가을밤 야구장.이종범 씨가 아직 현역 선수로 1루를 지키고 있었음. 대충 지정석 표 아무 거나 사서 들어가보니 트랜치 코트를 입으신 50대 남성분이 내 자리에 앉아 있었음.날 보고, 이제 들어오는 사람이 다 있네, 라고 말씀(불평?)을 하시고 다른 자리로 가심.짐작하건대 그 자리도 그 분의 것이 아닌 듯.맥주 캔 하나를 들고 투수의 볼 하나하나를 조용히 음미하시는 모습을 보고 야구를 정말 깊이 감상하시는 분이네, 라는 인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