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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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연말, 그리고 빛SEE 2020. 12. 28. 21:04
지난 십여 년 간, 채점 없는 성탄절을 보낸 적이 없음. 올해에도 마찬가지. 그리고 어김없이 연말. 2020년 Covid-19 창궐로 셀 수 없는 이들의 생활과 경제의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사상자들이 단순 수치로 환산되는 것에 익숙해져서는 안 될 일.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드러나지 않는 데에서 열심히 일하는 이들이 다시 한번 사회를 보호했던 한 해. 이런 와중에도 무지, 증오, 이기심이 사회를 얼마나 위험하게 할 수 있는지도 재확인했던 한 해. SNS, TV, 신문에 나오는 큰 잡음을 가려내고, 진실된 목소리를 찾아 귀 기울여야 할 때. "Defenceless under the night Our world in stupor lies; Yet, dotted everywhere, Ir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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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GSEE 2020. 9. 26. 20:25
온갖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 사회가 지탱되고 나아가는 이유는 대다수의 익명의 시민들이 드러나지 않는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음. 다만 선입견과 전통에 집착한 사회적 부조리함을 과감히 흔들어 현재를 바로 잡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 선구자들의 자취는 역시 두드러질 수밖에 없을 듯. 탁월한 용기, 인품, 통찰력, 지혜를 가져야만 가능한 일이고, 그래야 시대와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 그들의 비전으로 진보적으로 변화해가는 사회 속에서 그들에게 반대하는 사람들도 혜택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역사의 아이러니. 70-80년대 Ruth Bader Ginsburg의 대법원 변론을 들어보면 지금 (미국) 사회가 많이 바뀌었지만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생각하게 됨. RBG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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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관의 역사SEE 2020. 8. 17. 16:08
지난 6월 30일 학관 역사의 한 장이 마무리되었다. 1996년부터 있었던 복사실이 계약 종료로 문을 닫게 된 것이다. 같은 사장님이 무려 약 25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오셨다. 다행히도 6월 29일에 사장님을 뵙고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에어컨도 없어서 폭염이 심하던 지난 2년 동안 매우 힘들어하셨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복사실을 거친 수많은 저서와 교재, 그걸 가지고 공부한 수많은 연구자들과 학생들... 모든 짐을 치우고 남은 저 작은 공간이 수치로는 헤아릴 수 없는 역사를 담고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생각해보니 학생 시절 다니던 대학의 작은 복사실도 비슷했다. 신기하게도 그 복사실의 사장님 부부 얼굴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학관 복사실보다 더 작고 지하에 있어 환기도 안 좋았는데... 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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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의SEE 2020. 3. 22. 11:27
온라인 강의 관련, 미국에서 나오는 냉소적 반응 하나는 왜 유명 (사립) 대학이 갑자기 University of Phoenyx와 비슷하게 되어가냐는 것. U of Phoenyx는 인터넷을 통해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음. 한국에서도 다소 급하게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미국에서는 학기 중에 갑자기 시행해서 학교 구성원 모두가 당혹해하고 있음. 어디서든 불만과 시행착오, 어색함은 피할 수 없는 것임. CNN은 이러한 교육 스타일이 앞으로 하나의 일상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사를 내보냈고, 뉴욕 타임즈에서는 미국의 최고 수준의 대학에서도 이제는 온라인 강의의 중요성을 전처럼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칼럼도 나왔음. 전반적으로 아직 준비는 덜 되어 혼란스럽지만, 그래도 이는 (본의 아니게 맞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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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3.SEE 2020. 3. 4. 14:32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은 바이러스 외에도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 국경, 경제, 인종, 종교, 사회 체제, 온라인 생활 등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함. 새로운 것도 아니고 20세기부터 그래 왔지만... 이 시기의 학교 모습. 이렇게 고요하다가 수업이 끝나고 갑자기 학생들이 사방에서 나올 듯하지만... 개강이 연기되어도 하루 수십 개의 이메일이 오가는 학교 행정은 여전히 바쁘고, 온라인 강의는 일반 강의보다 준비할 것이 많고 시간도 더 걸림. 외부에서는 더 편해졌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줄 알지만... 정신없는 와중에 졸업생 ㅎㅅㅎ 씨가 보내준 책을 틈틈이 보면서 정신을 온전히 잡는 중... 감사! 세 편 정도 썼나 싶은데, SF 관련 논문을 오랜만에 다시 생각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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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봄SEE 2020. 2. 17. 21:22
날씨가 추워지고 개강도 연기되고 일은 밀리고 코로나 바이러스도 걱정이지만... 날이 길어지고 있음. 봄은 오는 중임. They enter the new world naked, cold, uncertain of all save that they enter. All about them the cold, familiar wind- Now the grass, tomorrow the stiff curl of wildcarrot leaf One by one objects are defined- It quickens: clarity, outline of leaf But now the stark dignity of entrance-Still, the profound change has come upon them: 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