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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READ 2021. 1. 2. 11:03
세상의 민낯을 본 뒤에 무엇을 할까 원로 영문학자 백낙청 선생님의 글임. 개인적으로는 뵐 기회가 없었지만, 이 분의 글을 학부시절부터 조금씩이나마 읽어 온 듯.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통찰하심. 지적하신 문제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부분은 아래의 것. 경제관료들, 특히 예산권을 틀어쥔 관료들의 실상도 드러나는 중이다.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매우 양호한 축인데도 코로나 사태로 거의 사경에 처한 사람들 도와주자고 할 때마다 ‘재정건전성’을 들고나와서 한푼이라도 덜 주려고 한다. 케이(K)방역이 진단과 추적에서 모범적인 성과를 내면서도 국민들의 전폭적인 협조를 얻는 데 한계를 보이는 것도, 정부 관료가 서민을 ‘죽게 내버려두는’ 속마음으로 재난 극복에 임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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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연말, 그리고 빛SEE 2020. 12. 28. 21:04
지난 십여 년 간, 채점 없는 성탄절을 보낸 적이 없음. 올해에도 마찬가지. 그리고 어김없이 연말. 2020년 Covid-19 창궐로 셀 수 없는 이들의 생활과 경제의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사상자들이 단순 수치로 환산되는 것에 익숙해져서는 안 될 일.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드러나지 않는 데에서 열심히 일하는 이들이 다시 한번 사회를 보호했던 한 해. 이런 와중에도 무지, 증오, 이기심이 사회를 얼마나 위험하게 할 수 있는지도 재확인했던 한 해. SNS, TV, 신문에 나오는 큰 잡음을 가려내고, 진실된 목소리를 찾아 귀 기울여야 할 때. "Defenceless under the night Our world in stupor lies; Yet, dotted everywhere, Ir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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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대선READ 2020. 11. 8. 20:18
다른 나라 대선 맞는데, 그 영향이 태평양 건너까지 오는 대선이었음. 2000년 Gore-Bush 선거 이후로 이렇게 집중적으로 미국 대선을 본 적이 없었던 듯. 매우 타이트했고 긴장감 흘렀던 선거였음. 편을 떠나 표 흐름만 본다면 변화가 극적이고 흥미로웠음(물론 진 쪽에선 원통하겠지만). 야구로 치자면 이긴 쪽에서 거의 8회나 9회에 빅이닝을 만들어내어 역전한 셈. 몇 달간 미국 대선을 보면서 상식적이고, 과학적이며, 논리적인 가치도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을 (그리고 돈을) 꽤 들여야만 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실감함.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아이러니 같겠지만, 그만큼 잘못된 정보가 사람들의 마음에 너무 깊숙이 쉽게 들어가기 때문. 한 가지 추가로 흥미로웠던 점. 두 후보 포스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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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READ 2020. 10. 18. 11:32
이번 George Floyd 사건으로 전국적인 항의 시위가 있었는데, 그 와중에 약탈 사건도 실은 적지 않았음. 아래 NY Times 기사에서는 그중 한 사건을 조명하면서 미국 사회 내에 뿌리 깊은 인종차별, 유색인종 간의 긴장과 경쟁 관계에 대해 조명함. 바로 한국인 이민 1세대 남성이 소유하고 흑인 여성이 일하는 여성미용품 가게의 이야기. 소설이나 영화에 나올 법한 한국인 이민자의 인생과 고난은 자식 세대가 미국인으로 정착했음에도 21세기에 여전히 진행 중. 그리고 흑인 여성의 경험을 통해 드러나는 생활 속 인종 코드, (여성미용품 도매와 유통을 예로 든) 미국 내 한국계 공동체와 흑인 공동체 간의 미묘하고 복잡한 관계가 기사에 잘 드러남. 이 둘은 고용자와 피고용자 관계임에도 인종을 넘어서 같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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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GSEE 2020. 9. 26. 20:25
온갖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 사회가 지탱되고 나아가는 이유는 대다수의 익명의 시민들이 드러나지 않는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음. 다만 선입견과 전통에 집착한 사회적 부조리함을 과감히 흔들어 현재를 바로 잡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 선구자들의 자취는 역시 두드러질 수밖에 없을 듯. 탁월한 용기, 인품, 통찰력, 지혜를 가져야만 가능한 일이고, 그래야 시대와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 그들의 비전으로 진보적으로 변화해가는 사회 속에서 그들에게 반대하는 사람들도 혜택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역사의 아이러니. 70-80년대 Ruth Bader Ginsburg의 대법원 변론을 들어보면 지금 (미국) 사회가 많이 바뀌었지만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생각하게 됨. RBG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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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관의 역사SEE 2020. 8. 17. 16:08
지난 6월 30일 학관 역사의 한 장이 마무리되었다. 1996년부터 있었던 복사실이 계약 종료로 문을 닫게 된 것이다. 같은 사장님이 무려 약 25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오셨다. 다행히도 6월 29일에 사장님을 뵙고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에어컨도 없어서 폭염이 심하던 지난 2년 동안 매우 힘들어하셨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복사실을 거친 수많은 저서와 교재, 그걸 가지고 공부한 수많은 연구자들과 학생들... 모든 짐을 치우고 남은 저 작은 공간이 수치로는 헤아릴 수 없는 역사를 담고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생각해보니 학생 시절 다니던 대학의 작은 복사실도 비슷했다. 신기하게도 그 복사실의 사장님 부부 얼굴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학관 복사실보다 더 작고 지하에 있어 환기도 안 좋았는데... 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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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hereREAD 2020. 6. 4. 23:12
이 블로그에는 2014년 뉴욕 경찰에 의하여 사망한 Eric Garner에 대한 I can't breathe 포스트가 있다. 그리고 2020년에 같은 문장을 반복하게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번에 미국 내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와 이에 대한 지지에는 인종문제를 더 이상 20세기적 방식으로 둘 수 없다는 절박함이 엿보인다. 물론 이번 시위로 모든 인종차별이 갑자기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Obama가 말한 것처럼 "진정한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듯. "To bring about real change, we both have to highlight a problem and make people in power uncomfortable, but we also have to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