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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박사학위자들의 취업READ 2020. 3. 6. 10:05
박사과정 때 캘리포니아 주 재정상황이 매우 안 좋은 시절이었는데 대학원생들이 주축이 되어 최저임금을 올려달라고 시위한 적이 있었음. 당시 경찰이 채증한다는 설이 있어서 주로 미국국적자 박사 고학기생들이 앞에 나섰음.
지금은 어떠나 싶었는데 바로 지난 달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캠퍼스에서 대학원생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다고 함. 그 과정은 알 수 없으나 대학 측에서 54명을 조교 장학금을 박탈한 듯.
이는 단순히 조교들의 임금 문제가 아니라 미국 대학이 겪고 있는 박사과정생 나아가 박사학위자의 취업의 어려움의 단면이라는 기사가 나옴.
뉴욕타임즈 기사: The Bleak Job Landscape of Adjunctopia for Ph.D.s
기사에 의하면, 미국 대학에서 대학의 신입생들이 급증했던 시기에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정년보장전임 교원들을 더 채용하기 보다 비정규직 교원을 더 활용했으며, 경제적 위기와 신입생들이 감소하는 현 시기에는 그런 경향이 더 심화됨. 기사 한 대목.
The halls of academe are known to be hospitable to people with radical views on power relationships between capital and labor, but colleges themselves are often merciless actors in the labor market.
특히 취업이 되는 분야로 학생들이 몰리면서 다시 증가세인 인문학 박사학위자의 위기 현상이 두드러짐. 아래 통계 참조.
Humanities and arts 박사배출 현황 3,570 (1988) 5,352 (1998) 4,736 (2008) 5,145 (2018)
대신 대학은 그 어느 때보다 취업준비기관으로 변모해가고 있음.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아무리 랭킹이 높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도 같은 급의 대학에 취업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게 됨. 구체적인 예로 영문과의 사례. -_- 가령 2008년 이후 미시건 대학의 앤아버의 영문과 박사졸업생 50여명 중 비슷한 수준의 대학에 취업한 경우는 1명이고 그 대학은 모교 미시건이었음. 그 결과 살아남은 소수의 정년보장 교원이 연구를 주도하고 다른 박사학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교육에 치중하게 됨.
정년보장을 받거나 그 트랙에 있는 연구중심 미국 대학 교원들의 지위와 책임은 한국과는 동일하지 않은 면이 있으나, 궁극적으로 인력을 다루는 대학의 행태 면에서는 대동소이한 면이 있음. 따라서 유사한 문제가 이곳에서도 발생해왔고 진행 중임. 인문학 대학원 활성화의 필요성과 졸업생의 미래 보장 사이에 커지는 간극 조정은 향후 학계(업계)의 중대 문제가 될 듯.
그런데 기사는 변화가 있기 전까지 다음과 같을 것이다라고 끝을 맺음: the academic labor market will most likely continue to feel like a wasteland.
설마하고 마지막 단어를 클릭해보니 정말로 T. S. Eliot의 The Waste Land가 나옴. 영문학 박사과정 취업의 어려움을 언급한 기사의 의미심장한 끝맺음임.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