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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에는 2014년 뉴욕 경찰에 의하여 사망한 Eric Garner에 대한 I can't breathe 포스트가 있다. 그리고 2020년에 같은 문장을 반복하게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번에 미국 내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와 이에 대한 지지에는 인종문제를 더 이상 20세기적 방식으로 둘 수 없다는 절박함이 엿보인다. 물론 이번 시위로 모든 인종차별이 갑자기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Obama가 말한 것처럼 "진정한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듯. "To bring about real change, we both have to highlight a problem and make people in power uncomfortable, but we also have to translate that into practical solutions and laws that can be implemented." 이러한 변화가 없다면, 미국이 전 세계 인권백서를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모순을 계속 피해 가기 어려울 듯.
정부와 사회 차원의 제도적 변화도 절실하지만, 일상 생활과 문화의 변화는 더 어려울 수도 있다. Adrienne Rich는 오래 전 그의 에세이 "When We Dead Awaken"에서 소위 진보적인 남성 시인들은 늘 적을 바깥에서 찾고 미 제국주의를 비난하거나 제3세계의 군사독재를 비난하면서도 정작 내부의 가부장제에 대해서는 그만큼 문제의식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때 스스로도 남성 작가의 시선으로 글을 썼던 Rich에게 정치적인 것은 바로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남이 바라보듯) 파악하고 내부로부터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다: "I think I began at this point to feel that politics was not something: 'out there' but something 'in here' and of the essence of my condition." 나와 내 주위를 새로이 발견하고, 그러한 인식이 사회적인 것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외국인 및 사회적 타자에 대한 차별의식, 반평등주의, 시대착오적 세상관을 간직한 채, 저 멀리 미국의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모순을 피하기 어려울 듯.
개인적으로 지난 몇 년을 통틀어 역대급으로 바쁜 봄학기를 보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