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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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연말, 그리고 빛SEE 2020. 12. 28. 21:04
지난 십여 년 간, 채점 없는 성탄절을 보낸 적이 없음. 올해에도 마찬가지. 그리고 어김없이 연말. 2020년 Covid-19 창궐로 셀 수 없는 이들의 생활과 경제의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사상자들이 단순 수치로 환산되는 것에 익숙해져서는 안 될 일.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드러나지 않는 데에서 열심히 일하는 이들이 다시 한번 사회를 보호했던 한 해. 이런 와중에도 무지, 증오, 이기심이 사회를 얼마나 위험하게 할 수 있는지도 재확인했던 한 해. SNS, TV, 신문에 나오는 큰 잡음을 가려내고, 진실된 목소리를 찾아 귀 기울여야 할 때. "Defenceless under the night Our world in stupor lies; Yet, dotted everywhere, Ir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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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지진SEE 2015. 5. 17. 11:59
W. H. Auden은 Musee des Beaux Arts에서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사회, 정치적인 요소들이 당장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다른 이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임을 경고하고 있음.(즉 1930년대 후반 유럽의 동요, 전체주의 등장 및 팽창, 제 2차 세계대전 등) Musee des Beaux Arts About suffering they were never wrong, The old Masters: how well they understood Its human position [...] [...] In Breughel's Icarus, for instance: how everything turns away Quite leisurely from the disaster; the plough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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虎死留皮 人死留名SEE 2014. 7. 13. 20:09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虎死留皮 人死留名이라는 표현은일국의 장수로서 명예를 지키려 한다는 본래의 취지에서 확대되어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_-)필멸의 존재인 인간이 사후 무엇으로 기억될 수 있는지 거론될 때마다 인용됨.하지만 이름을 남겨도 어떠한 이름을 남기는 지가 더 큰 문제인 듯.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흔적 없이 떠나는 일이 더 어려울 지도... 아래 사진은 뉴욕에 다녀온 ㅇㅈㅇ 씨가 이멜로 보내준 것. 오든이 손수 쓴 수정 내용들이 보임.생각해보면 지금도 읽히는 저명한 작가들은 자신의 말로 엄청난 이름을 남긴 셈. 그 의미가 후세대에 의해 수정된다고 하여도... 오든도 스스로 예언했듯이."The words of a dead man / Are modif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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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SEE 2013. 12. 28. 09:00
다시 다시다난했던 한 해가 빠르게 지나가고 있음.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곧 귀국하는 ㅂㅅㅇ 씨가 뉴욕시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 들렀다가Charles Demuth의 The Figure 5 in Gold 그림을 보고 내 수업이 생각나 사진을 보내옴.교환학생 추천서를 써 준 것이 정말 얼마 전인 듯한데, 시간이 이렇게 흘러감.참고로 그동안 학생들이 해외에서 보내온 사진들은 여기와 여기 클릭 10월 하순인지 11월부터인지 학교에서 사 마신 커피잔, 뚜껑, 슬리브들을 모아봄. 2013.12.27.한 인간이 얼마나 많이 섭취하고 세상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내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 뒷편 대자보들과 묘한 부/조화를 이루고 있던 성탄절 트리. 학기 중과 달리 한산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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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I Walked Out One EveningREAD 2013. 10. 17. 20:56
어제 Weekly Poetry 모임에서 읽은 시.W. H. Auden의 "As I Walked Out One Evening."사랑, 시간, 삶, 인간성에 대한 오든의 통찰이 함축적으로 담김.정황상 의의를 제쳐두고, 요즘 와닿는 대목 일부: 'In headaches and in worry Vaguely life leaks away, [......] 'O look, look in the mirror, O look in your distress:Life remains a blessing Although you cannot bless. 'O stand, stand at the window As the tears scald and start;You shall love your crooked neighbour 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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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SEE 2013. 6. 2. 11:18
노구(!)를 이끌고 짬을 내서 지난 주 일요일 아침, 미국미술 300년 마지막 날 방문. 관람객 적었음.그림 잘 모름. 하지만 낯익은 이름 그림 직접 본 건 반가운 일.이번 학기에 William Carlos Williams 작품 논의하면서 학생들에게 Demuth의 그림을 보여주었는데, 그의 다른 그림이 있었음. Hassam 그림은 처음. 19세기임에도 도시 정취는 크게 다르지 않은 듯.첨단 기술복제 시대에 오리지널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의 의미를 잠시 생각.여하튼 Auden 때문에 남의 고통을 그린 그림 앞에서는 좀 더 서 있으려고 했음. -_-아래는 전시관 밖에서 구입한 엽서 스캔.매우 바쁜 5월을 보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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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든READ 2009. 7. 10. 16:04
최근에 W. H. 오든에 대해 공부하고 썼다. 문학에 대해 소홀하지 않았나 되돌아본 계기. 문학/미학과 정치성에 대하여 그동안 어렴풋이 갖고 온 생각을 오든에게서 확인했고 얼마 전 명미 김으로부터 통할 만한 의견을 듣기도 했다. 오든의 시 중 최근에 가슴에 와 닿았던 것으로 특히 오늘 떠오르는 "In Memory of W. B. Yeats"의 한 대목: Now he is scattered among a hundred cities And wholly given over to unfamiliar affections, To find his happiness in another kind of wood And be punished under a foreign code of conscience. The word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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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th of a "Good" PoemREAD 2009. 3. 8. 09:45
According to W. H. Auden: Every individual is from time to time excited emotionally and intellectually by his social and material environment. In certain individuals this excitement produces verbal structures which we call poems; if such a verbal structure creates an excitement in the reader, we call it a good poem. "verbal structures" "poems" "poem" 등을 다른 단어로 바꾼다면...? 길지 않은 문장인데도 같은 단어가 두루 쓰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