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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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READ 2016. 6. 8. 23:11
이유나 결과가 무엇이든, 무라카미 하루키는 내 청춘시기의 적잖은 시간을 가져간 생존 작가 중 한 명. 아래는 그의 최근 에세이 책인 의 몇 대목. 창작과 공부는 많이 다른 것이지만, 아래 작가의 묘사를 읽다보면 오래 소설 쓰기, 오래 논문 쓰기, 오래 공부하기 사이에는 생각보다 많은 유사점이... -_- ====================== 소설을 쓴다는 것은 아무튼 효율성이 떨어지는 작업입니다. 이건 ‘이를테면’을 수없이 반복하는 작업이니다. 하나의 개인적인 테마가 있다고 합시다. 소설가는 그것을 다른 문맥으로 치환합니다. ‘그건요, 이를테면 이러저러한 것이에요’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그 치환 paraphrase 속에 불명료한 점,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으면 다시 그것에 대해 ‘그건요, 이를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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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일본, 낯익은 일본SEE 2013. 9. 18. 13:37
최근에 일이 있어 코엑스에 열린 에 다녀옴.한일문화교류를 통해 상호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행사로몇 년 전부터 상호교차 주최하면서 열린 행사라고 함.일본 전통 안무와 생활양식을 보며 생각보다 낯선 일본을 발견함.내가 생각한 일본은 역시나 텔레비전, 영화, 소설, 잡지를 통한 것이지 않았나 싶음. 가령 얼마 전에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소설(그의 작품 중 유일하게 외우기 힘든 제목)에 나오는그 일본이 내게 낯선 것이었지만, 당연하게도 그건 역시나 일본, 일본인의 일부였을 듯.무라카미 하루키 옹의 소설은 생각보다 좋았음.사람들은 변하지 않는 그의 스타일과 주제, 내용을 지적한 듯한데,그 나이에 일관된 것이 있다면 그건 적지 않는 노력의 결과물임.가만히 읽어보면 늘 유사한 듯한 그의 인물과 삶에 대한 묘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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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구사력과 내용READ 2013. 5. 18. 23:30
내가 처음 해외에 나간 것은 삼십대 중반에 들었을 무렵으로 당연히 외국어는 잘하지 못했다. 십대라면 그곳에 있기만 해도 공기를 빨아들이듯 저절로 말을 습득하겠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금도 원어민처럼 유창한 대화는 무리다. 한 시간 정도 얘기하면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사용해서 그런지 턱이 점점 아파온다. 그런데 그래서 뭔가 불편을 느끼는가 하면 딱히 그런 일은 없다. 영어는 지금 영미인을 위한 언어라기보다 랑구아 프랑카(세계 공통어)쪽 기능이 오히려 크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말해 '의미가 통하면 그걸로 오케이'라는 식이 된다. 그렇게 되면 중요한 것은 '유창하게 얘기하는' 것보다 '상대에게 전할 내용을 자신이 얼마만큼 제대로 파악하는가' 하는 것이다. 요컨대 아무리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