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화에 월백하고...READ 2011. 5. 18. 23:42현대시 담당이라서 그랬는지 국문과 최재남 선생님께서 금요일에 발표하실
고려시대 시조 관련 논문의 토론자로 나서게 됨.
처음에는 논문을 읽어도 잘 이해할까 걱정되었는데 막상 보니 아주 흥미로웠음.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로 시작되는 시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담고 있음. (현대어 번역본은 아래)
우선 저자 문제. 지금까지 이조년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심지어 한국 브리태니커에도 그렇게 나와 있음)
사실은 나중에 시조집을 편찬한 그의 후손마저도 이 작품을 익명처리 함. -_-
이조년에 대해 남아 있는 옛 문서를 봐도 이 작품에 대한 언급이 없음.
또한 여성의 섬세한 정서를 드러냈다고 해석되어 온 이 작품이 사실은 하나의 정치적 암호일 수도 있다는 시각.
즉 조선시대의 쿠데타였던 인조반정 즉 계해반정을 주도한 세력들이
자신들의 성공을 은밀히 자축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표시했다는 것.
보면 쿠데타 장소와 시간, 관련인물 등등이 단어의 상징적 의미와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 있음.
다시 말해 고려시대-조선시대/여성 내면의 섬세한 정서-남성 권세가의 은밀한 자축/저자 진위 여부 등등이
서로 얽히고설켜 현대 시각으로도 의미의 복합성을 찾을 수 있는 하나의 '텍스트'로 보게 됨... -_-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