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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교수에 대해서는 신문에 나오는 바 정도만 알고 있는데
이 정도 유명인임에도 안티가 이상할 정도로 적다는 건 희한한 일로 느껴짐.
한국 사회에 대한 그의 생각 단면. 전문은 여기:
구조적 모순에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도 포함히는가?
위험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개인들이 창업에 나서지 않으면 경제적 활력이 일어날 수 없다. 새싹이 자라지 않고 고목만 있는 환경에서는 한 번 불이 나면 숲 전체가 다 타버린다. 새싹도 없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새싹을 키우려면 개인이 가진 위험도를 사회적으로 덜어 분산해줘야 한다. 꼭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혁파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대기업이 일자리를 200만 개도 못 창출하고, 그 일자리조차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절대로(!) 더 늘리지 못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들이 새로운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 이는 우리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청년실업, 중산층 붕괴, 빈부 격차 심화 등 모든 문제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사람들이 창업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바로잡고, 기존 벤처·중소기업의 성공 확률을 높여야 한다. 대기업에 유리하게 환율을 계속 고정하는 정책을 펴는 ‘대기업 친화적 정책’은 중단해야 한다.
안 교수에게 ‘공정’과 ‘정의’란 무엇인가?
이론적으로야 사회적 약자뿐 아니라 가진 사람도 불이익을 당하면 안 되는 것이 공정이다. 하지만 한국적 상황에서는 사회·경제적 약자 편에 기울어야 하는 게 ‘정의’다. 한쪽에 너무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로마 시대에 전쟁이 나면 사회 지도층의 전사자가 더 많았다. 사회적 강자일수록 군대 가는 사람이 훨씬 적은 우리 현실은 정의롭지 못하다. 지도층이나 강자일수록 법의 심판을 더 혹독하게 받아야 한다. 불공정거래 같은 불법적 이익 약탈 행위는 기업가정신을 해치고, 사람들을 겁나게 하고 도전 정신을 가로막는 핵심 문제다. 이것만 해결되면 중산층 붕괴 등 많은 문제가 연쇄적으로 풀릴 수 있다.
대학 강의와 청와대 모임이 겹칠 경우 강의를 더 중시한다고 들었다.
갑자기 청와대에서 ‘와서 조언을 해달라’고 간혹 요청하는데 학생들과의 강의 약속이 우선이다. 어차피 청와대에 가서 조언해봤자 내가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 없다. 대학에서 교수들이 학생 교육에 관심을 더 많이 쏟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학에서 교수들이 가장 중요하고 유일하게 생각하는 것은 연구다. 학생한테 수업을 잘해봤자 승진이나 정교수 되는 데 별 혜택을 못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의만 잘하는 교수는 우리 대학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또 불쌍하다. 대학 경영자들이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고, 정부도 이를 고치는 쪽으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의 스펙쌓기와 공무원 선호 등 안정 추구 경향에 대한 비판이 많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모두 독립적이고 도전 정신이 강한데, 정신이 사회적 구조에 짓눌려 있다. 나를 포함해 사회구조를 만든 사람들의 책임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호기심이 강하고 도전 정신이 있다. 그러나 사회구조적 문제가 더 큰 힘으로 젊은이들을 안전 지향적 선택을 하도록 몰아넣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