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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대학평가 시각의 특징을 다룬 기사 몇 대목.
좀 더 근본적으로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언론사 대학평가에 적용되는 지표 관리를 위해 자원과 인력을 투입하다 보니 대학이 자체적으로 특성에 맞는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단기 성과를 내기 위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이익과 희생을 강요받는 집단이 생겨난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의 운영 방향이 주식 배당금 확대와 주가 관리라는 단기 목표에 맞춰짐에 따라 나타나는 ‘주주 자본주의’의 폐해와 여러모로 흡사하다. 눈여겨볼 대목은 두 시스템 모두 ‘평가기관’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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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를 통한 순위 매기기 관행은 기업 경영에만 적용되지 않고, 보건·교육 등 사회의 모든 영역으로 확산된다.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다. 인건비가 많으면 인원을 줄이고, 수익성이 낮은 부문은 통폐합하면 된다. 그러면 순위는 올라간다. 대학이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인문사회계열 학과를 통폐합하고, 경영과 공학 분야를 늘리는 과정은 기업의 구조조정·정리해고와 다르지 않다.”
과거 속물은 조롱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놓고 ‘속물이 되라’고 명령하는 시대다. 시중에 유통되는 무수한 자기계발서가 그렇고, 언론사가 대학에 제공하는 컨설팅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말 그대로 ‘속물주의’가 주체의 형식을 주조하는 ‘최후의 이데올로기’로 기능하는 세상, 우리는 지금 속물지배(스노보크라시) 시대의 한가운데를 통과하고 있다.
원문은 여기-대학평가의 시대, 속물지배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