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 시간대가 좀 애매해서 <나가수>를 라이브로 본 적이 없고 -_-
그래도 몇 주 동안은 다음 동영상으로 봤지만 몇 가수가 떠난 이후로는 그마저도 보지 않음.
하지만 꽤 특이한 설정이며 짐작하건대 누군가가 관련 논문을 쓸 것이라 생각함.
논문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귀 기울이는 평론가의 글이
신문의 연예면이나 문화관련 잡지가 아닌, 교수신문에 실림.
전문:
놀이가 없다 음악운운하는 현실이 피곤하다.
글의 몇 대목:
나가수를 통해 그동안 대중음악을 향한 대중들의 바람이 일정부분 해소되고 있는 점이다. 2000년대 이후, 우리는 텔레비전에서‘가수’를 만나기 힘들었다. 트로트, 발라드, 댄스 등 다양한 장르가‘가요 톱텐’1위를 차지했던 1990년대와는 달리, 기획사의 엄격한 관리로 공산품처럼 찍어낸 아이돌 그룹, 걸 그룹이 판을 쳤다. 가수 아닌‘댄서’만 봤다고 할까.
[...]
청중 평가단에서 꼴지를 한 가수 김건모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줬고, 곧바로 들끓은 여론의 뭇매는 담당 PD와 가수를 사퇴시키고 나서야 잠잠해졌다. 사람들이 대중음악에서 얻는 것은 위로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세상에 수많은 일이 머리를 복잡하게 지나가는 사이, 우리가 가깝게 찾을 수 있는 휴식공간은 대중문화예술이다. 따라서 대중은 국회의원의 병역 면제보다 대중가수의 병역 비리에 더 민감한 관심을 두게 된다. 마음의 안식처에서만큼은 청결을 원하며, 공평하길 바란다. 정치면에서나 볼 수 있었던‘봐주기’가 이곳에서조차 나오니 커다란 반발을 불렀던 것이다.
[...]
대중들에게 가수를 바라보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 가수에게 필요한 건 고음만이 아니다. 발성, 호흡, 기교 등 수많은 능력이 있어야 하고, 동시에 곡을 즐기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바로 대중음악의 근간이라고 할‘놀이’가 나가수에는 없다. 참여 가수들에게서 즐기는 기분과 자세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연습부터 순위를 염두에 두며 시작하게 된다. 관객과 함께 놀려는 마음보단 불안, 초조, 두려움이 앞선다. 이와 달리‘전국 노래자랑’에서는 출전자들이 떨어져도 즐겁다. 장수가 증명하듯 가장 성공적이고 바람직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아래 캡처는 이소라 씨가 보아의 No 1을 다시 부르는 장면.
이 노래 듣고 보다가 뜬금없이 햄릿이 떠올랐다고
어느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나만 그런 건 아닌 듯함...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