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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버전. 그의 주장의 배경 사건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겠고,
인터넷 시대에는 다소 수정할 부분이 보이긴 하지만...
출처: 민주주의가 어떻게 민주주의를 해치는가
지식인들은 사회에 유용하지만 오랜 기간을 두고 볼 때만 그렇다. 그들이 말할 수 있을 때 말하는 내용으로 보자면 그렇다. [...] 지식인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작업한다는 말은,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이 아니라, 사건의 전이나 후에 고유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말이다. 경제학자나 지리학자는 증기선이 등장했을 때 육상 운송의 변화를 경고하고, 그런 변화가 가져올 미래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할 수 있었다. 또는 백 년 후에 그 발명품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꾸었는가 증명하는 연구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역마차 회사들이 망하고 초기의 기관차들이 중간에 멈추는 순간에는 제안할 것이 전혀 없으며, 어쨌든 마부나 기관사보다 못하다. (106)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 대하여 지식인이 기능할 수 있는 유일한 경우가 하나 있다. 무언가 심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아무도 그것을 깨닫지 못할 때이다. 그런 경우에만 지식인의 호소는 경고로서 도움이 될 수 있다. [...] 만약 모두가 문제를 의식하고 있다면, 지식인 자신은 자기 집의 수위도 벌써 생각하는 것을 말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신문이나 잡지의 지면을 채우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108)
다시 말하지만,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 내가 믿듯이 특정한 순간에 창조적 기능을 수행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육체노동을 하는 조각가, 위대한 시인, 심지어 수업 시간에 어느 주제에 대해 평범하지 않는 독창적 관념을 표현하는 훌륭한 학생도 창조적 기능을 수행한다. 만약 그렇다면 지식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특정한 순간들이다. 그 외에는 평범한 시민이나, 환자, 식당의 고객, 목격자, 희생자, 또는 지나가는 행인에 지나지 않는다. (110)
지식인의 의무는 정치 계급의 교체를 요구하는(그리고 형성하도록 기여하는) 것이지, 단지 단춧구멍이 텅 비어 있다고 거기에 꽂아 놓은 꽃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