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답지 않게 길게 쓴 논문. 제작비도 좀 들었다.
이미 엘리엇에 대한 논문이 엄청 나와 있음에도
굳이 또 하나를 추가한 이유 중 하나는
처음 The Waste Land를 읽었을 때 약간(!)의 충격을 받아
영미시가 프랑스 시에 비해 재미없다는 편견을 잠시 접어두고
영미시를 제대로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했던 추억 때문.
사실 엘리엇에 대해서는 논문은 아니지만 엇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대학교 3학년 때, 그러니까 1X 년 전 -_-;;
학과에서 나오던 학회지에 (잡지 성격에 딱 맞지는 않게)
엘리엇의 시에 관해 썼다. 무려 9페이지!
(학부 때는 학과 편집부에서 일했고 요즘은 어느 학회의 뉴스레터를 편집하니까
엇비슷한 일을 꽤 오래 해오고 있는 셈)
몇 달 전에 그걸 아주 우연히 발견하고 다시 읽어봤는데... 만감이 교차...
결론 부분은 그 오래된 에세이가 더 좋은 듯.
그렇게 심각하고 어려운 시를 썼던 엘리엇이 마지막 순간에 의식이 잠깐 돌아왔을 때
짧은 말 한마디를 남기고 갔는데,
그것이 두 번째 부인 이름, 발레리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