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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보이는 것에 주의를 요하는 까닭은 보편적 가치라는 이름 하에
사실은 주류의 사상을 반영하려는 이념적일 특성이 있기 때문...
아래는 왼편 책에 실린 UCSC 교수 L.S. Kim의 글 단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님에도 사회적 문제를 개인의 것으로 축소시켜
단편화시키려는 사례는 지금도 다른 형식/기능으로 존재하는 듯.
레이건이 가장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코스비 가족>이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선한 흑인,' 혹은 미디어 학자 존 피스크John Fiske가 일컬은 '길들여진 흑인'으로서 헛스터블 가족은 아메리칸 드림의 이데올로기를 따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누구든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고 단일화된 핵가족을 구성함으로써, 아름다운 집을 갖고 첨단 유행의 옷을 입고 대학교육을 받으며 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코스비 가족>이 지속된 8년 동안, 이 프로그램의 내용에 관해서 인종차별이 문제로 제기된 적은 거의 없다. [중략]
물론 지난 50년 동안 몇몇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삶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 소수의 상태를 표준으로 삼는 것은 허위다. 왜냐하면 여전히 아주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교육과 직업의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한 채 세대를 거듭해 가난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이거니즘은 빈곤을 개인과 개인의 의지 부족의 탓으로 돌리고 비난하면서, 헉스터블 가족과 닮지 않은 흑인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인종적 위계, 이를 강요하는 사회적 경제적 제도, 자본주의라는 요소는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코스비 가족>은 미국인들에게 공화주의나 소수민족 우대정책 반대자들이 운운하는 '균등한 경쟁의 장level playing field'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갖도록 조장한다. 그것은 자본주의는 공정하고 아름다운 것이며 인종, 성, 계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열심히 일하고 가족적 가치를 고수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178-79쪽)